자바스크립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메모리 관리를 수행합니다.
원시값, 객체, 함수 등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은 메모리를 차지합니다. 그렇다면 더는 쓸모 없어지게 된 것들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지금부턴 자바스크립트 엔진이 어떻게 필요 없는 것을 찾아내 삭제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가비지 컬렉션 기준
자바스크립트는 도달 가능성(reachability) 이라는 개념을 사용해 메모리 관리를 수행합니다.
‘도달 가능한(reachable)’ 값은 쉽게 말해 어떻게든 접근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값을 의미합니다. 도달 가능한 값은 메모리에서 삭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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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소개해 드릴값들은 그 태생부터 도달 가능하기 때문에, 명백한 이유 없이는 삭제되지 않습니다.
예시:
- 현재 함수의 지역 변수와 매개변수
- 중첩 함수의 체인에 있는 함수에서 사용되는 변수와 매개변수
- 전역 변수
- 기타 등등
이런 값은 루트(root) 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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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가 참조하는 값이나 체이닝으로 루트에서 참조할 수 있는 값은 도달 가능한 값이 됩니다.
전역 변수에 객체가 저장되어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객체의 프로퍼티가 또 다른 객체를 참조하고 있다면, 프로퍼티가 참조하는 객체는 도달 가능한 값이 됩니다. 이 객체가 참조하는 다른 모든 것들도 도달 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자세한 예시는 아래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자바스크립트 엔진 내에선 가비지 컬렉터(garbage collector)가 끊임없이 동작합니다. 가비지 컬렉터는 모든 객체를 모니터링하고, 도달할 수 없는 객체는 삭제합니다.
간단한 예시
아주 간단한 예시가 있습니다.
// user엔 객체 참조 값이 저장됩니다.
let user = {
name: "John"
};
이 그림에서 화살표는 객체 참조를 나타냅니다. 전역 변수 "user"
는 {name: "John"}
(줄여서 John)이라는 객체를 참조합니다. John의 프로퍼티 "name"
은 원시값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객체 안에 표현했습니다.
user
의 값을 다른 값으로 덮어쓰면 참조(화살표)가 사라집니다.
user = null;
이제 John은 도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John에 접근할 방법도, John을 참조하는 것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가비지 컬렉터는 이제 John에 저장된 데이터를 삭제하고, John을 메모리에서 삭제합니다.
참조 두 개
참조를 user
에서 admin
으로 복사했다고 가정해봅시다.
// user엔 객체 참조 값이 저장됩니다.
let user = {
name: "John"
};
let admin = user;
그리고 위에서 한것 처럼 user
의 값을 다른 값으로 덮어써 봅시다.
user = null;
전역 변수 admin
을 통하면 여전히 객체 John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John은 메모리에서 삭제되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admin
을 다른 값(null 등)으로 덮어쓰면 John은 메모리에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연결된 객체
이제 가족관계를 나타내는 복잡한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function marry(man, woman) {
woman.husband = man;
man.wife = woman;
return {
father: man,
mother: woman
}
}
let family = marry({
name: "John"
}, {
name: "Ann"
});
함수 marry
(결혼하다)는 매개변수로 받은 두 객체를 서로 참조하게 하면서 '결혼’시키고, 두 객체를 포함하는 새로운 객체를 반환합니다.
메모리 구조는 아래와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모든 객체가 도달 가능한 상태입니다.
이제 참조 두 개를 지워보겠습니다.
delete family.father;
delete family.mother.husband;
삭제한 두 개의 참조 중 하나만 지웠다면, 모든 객체가 여전히 도달 가능한 상태였을 겁니다.
하지만 참조 두 개를 지우면 John으로 들어오는 참조(화살표)는 모두 사라져 John은 도달 가능한 상태에서 벗어납니다.
외부로 나가는 참조는 도달 가능한 상태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참조만이 도달 가능한 상태에 영향을 줍니다. John은 이제 도달 가능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메모리에서 제거됩니다. John에 저장된 데이터(프로퍼티) 역시 메모리에서 사라집니다.
가비지 컬렉션 후 메모리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도달할 수 없는 섬
객체들이 연결되어 섬 같은 구조를 만드는데, 이 섬에 도달할 방법이 없는 경우, 섬을 구성하는 객체 전부가 메모리에서 삭제됩니다.
근원 객체 family
가 아무것도 참조하지 않도록 해 봅시다.
family = null;
이제 메모리 내부 상태는 다음과 같아집니다.
도달할 수 없는 섬 예제는 도달 가능성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John과 Ann은 여전히 서로를 참조하고 있고, 두 객체 모두 외부에서 들어오는 참조를 갖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걸 보여주죠.
"family"
객체와 루트의 연결이 사라지면 루트 객체를 참조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됩니다. 섬 전체가 도달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섬을 구성하는 객체 전부가 메모리에서 제거되죠.
내부 알고리즘
'mark-and-sweep’이라 불리는 가비지 컬렉션 기본 알고리즘에 대해 알아봅시다.
'가비지 컬렉션’은 대개 다음 단계를 거쳐 수행됩니다.
- 가비지 컬렉터는 루트(root)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mark(기억)’ 합니다.
- 루트가 참조하고 있는 모든 객체를 방문하고 이것들을 ‘mark’ 합니다.
- mark 된 모든 객체에 방문하고 그 객체들이 참조하는 객체도 mark 합니다. 한번 방문한 객체는 전부 mark 하기 때문에 같은 객체를 다시 방문하는 일은 없습니다.
- 루트에서 도달 가능한 모든 객체를 방문할 때까지 위 과정을 반복합니다.
- mark 되지 않은 모든 객체를 메모리에서 삭제합니다.
다음과 같은 객체 구조가 있다고 해봅시다.
오른편에 '도달할 수 없는 섬’이 보이네요. 이제 가비지 컬렉터의 ‘mark-and-sweep’ 알고리즘이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봅시다.
첫 번째 단계에선 루트를 mark 합니다.
이후 루트가 참조하고 있는 것들을 mark 합니다.
도달 가능한 모든 객체를 방문할 때까지, mark 한 객체가 참조하는 객체를 계속해서 mark 합니다.
방문할 수 없었던 객체를 메모리에서 삭제합니다.
루트에서 페인트를 들이붓는다고 상상하면 이 과정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루트를 시작으로 참조를 따라가면서 도달가능한 객체 모두에 페인트가 칠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때 페인트가 묻지 않은 객체는 메모리에서 삭제됩니다.
지금까지 가비지 컬렉션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알아보았습니다. 자바스크립트 엔진은 실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가비지 컬렉션을 더 빠르게 하는 다양한 최적화 기법을 적용합니다.
최적화 기법:
- generational collection(세대별 수집) – 객체를 '새로운 객체’와 '오래된 객체’로 나눕니다. 객체 상당수는 생성 이후 제 역할을 빠르게 수행해 금방 쓸모가 없어지는데, 이런 객체를 '새로운 객체’로 구분합니다. 가비지 컬렉터는 이런 객체를 공격적으로 메모리에서 제거합니다. 일정 시간 이상 동안 살아남은 객체는 '오래된 객체’로 분류하고, 가비지 컬렉터가 덜 감시합니다.
- incremental collection(점진적 수집) – 방문해야 할 객체가 많다면 모든 객체를 한 번에 방문하고 mark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모됩니다. 가비지 컬렉션에 많은 리소스가 사용되어 실행 속도도 눈에 띄게 느려지겠죠. 자바스크립트 엔진은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가비지 컬렉션을 여러 부분으로 분리한 다음, 각 부분을 별도로 수행합니다. 작업을 분리하고, 변경 사항을 추적하는 데 추가 작업이 필요하긴 하지만, 긴 지연을 짧은 지연 여러 개로 분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idle-time collection(유휴 시간 수집) – 가비지 컬렉터는 실행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CPU가 유휴 상태일 때에만 가비지 컬렉션을 실행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최적화 기법과 가비지 컬렉션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다양한 기법과 알고리즘을 소개해 드리고 싶지만, 엔진마다 세부 사항이나 기법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도록 하겠습니다. 엔진이 발전하면 기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학습해야 할 이유가 진짜 없다면 ‘심화’ 학습은 그리 가치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라면 물론 괜찮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아래에 링크를 몇 개를 소개해놓았습니다.
요약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을 요약해 봅시다.
- 가비지 컬렉션은 엔진이 자동으로 수행하므로 개발자는 이를 억지로 실행하거나 막을 수 없습니다.
- 객체는 도달 가능한 상태일 때 메모리에 남습니다.
- 참조된다고 해서 도달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서로 연결된 객체들도 도달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모던 자바스크립트 엔진은 좀 더 발전된 가비지 컬렉션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 궁금하다면 ‘The Garbage Collection Handbook: The Art of Automatic Memory Management’(저자 – R. Jones et al)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수준(low-level) 프로그래밍에 익숙하다면, A tour of V8: Garbage Collection을 읽어보세요. V8 가비지 컬렉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V8 공식 블로그에도 메모리 관리 방법 변화에 대한 내용이 올라옵니다. 가비지 컬렉션을 심도 있게 학습하려면 V8 내부구조를 공부하거나 V8 엔지니어로 일했던 Vyacheslav Egorov의 블로그를 읽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 엔진 중 ‘V8’ 엔진을 언급하는 이유는 인터넷에서 관련 글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V8과 타 엔진들은 동작 방법이 비슷한데, 가비지 컬렉션 동작 방식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저수준 최적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엔진에 대한 조예가 깊어야 합니다. 먼저 자바스크립트에 익숙해진 후에 엔진에 대해 학습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